대구근대역사관은 <근현대 한국인의 얼굴>展을 지난달 26일부터 8월 30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이 기획전은 당초 지난 2월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휴관으로 개최가 3개월가량 늦어졌다. 대구근대역사관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올해 2월 중순 휴관에 들어갔으나, 최근 사태가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자 5월 20일부터 재개관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근대기부터 1970년대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한국인들의 얼굴들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진자료 170점과 유물 18점, 그리고 이러한 사진들을 기록하는 데 쓰인 카메라, 렌즈 등 12점이 소개된다.
특히 전시회에서는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던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 사진이 대거 눈에 띈다. 일제강점기에 촬영된 가족의 사진도 다수 볼 수 있으며, 6.25전쟁 때 대구의 거리 모습은 물론 2.28민주학생운동 당시 대구의 거리를 달리던 학생 시위대의 얼굴도 만날 수 있다.
또 대구시에서 오랫동안 시정 사진을 촬영해 기록물로 남겨 온 강문배 사진작가가 촬영한 희귀 사진들도 소개된다. 이 자료들과 함께 60~70년대 광고 기록물로 남겨진 자료들은 당시 일반인들의 생활 모습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전시 유물로는 강문배 작가가 평소 사용하던 펜탁스사의 스포매틱 카메라를 비롯해 얼굴과 관련된 유물들이 다수 전시된다. 근대기 여성들이 얼굴을 꾸미는 거울이 부착된 경대, 화장을 할 때 사용하던 빗, 화장분과 함께 여러 종류의 근대기 안경도 전시되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식민지 지배를 목적으로 지역별로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신체적 특징을 기록하기 위해 촬영한 108점의 사진을 엄선해 전시중이다. 이들 사진은 합성수지로 만든 필름이 발명되기 전에 유리건판이라 불리는 재료로 촬영된 것이다. 광복 이후 국립중앙박물관이 이 건판들을 인수, 정리해 e뮤지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데, 대구 남녀 5인의 사진과 북부권, 남부권 사람들을 구분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또 일제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항거하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과 얼굴 역시 사진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제가 만든 수형기록표에서 볼 수 있는 유관순 열사의 얼굴을 비롯해 3.1운동 이후 공판에 나온 독립운동가의 사진 모음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높은 교육열로 인해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인들과 경쟁해 상급학교에 진학하고자 했는데, 여러 학교의 졸업 사진첩을 통해 당시 학생들의 생활과 애환을 느낄 수 있다.
김타관 대구문화예술회관 전시운영과장은 “한국인의 얼굴이라는 주제로 근현대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관람을 바란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사전 예약 우선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당일 방문 관람도 가능하도록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시민들이 언제든지 안심하고 관람할 수 있도록 체온 측정, 방명록 작성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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