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KPGA 챌린지투어 10회대회(총상금 8천만원, 우승상금 1천 6백만원)’에서 정재현(33)이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9일과 10일 양일간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그랜드컨트리클럽 서, 동코스(파72. 6,165야드)에서 펼쳐진 대회 첫째 날 정재현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아 6언더파 66타로 공동 6위에 자리했다.
대회 마지막 날 정재현은 전반에 보기 없이 6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다. 후반 들어서는 11번홀(파4)과 12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고 최종합계 15언더파 129타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6년 KPGA 입회 후 12년만에 거둔 값진 우승이었다. 그는 “첫 우승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프로 데뷔하고 산전 수전을 많이 겪었는데 아직 우승한 사실이 실감나지 않고 얼떨떨하다”며 운을 뗐다. 이어 “사실 올해 왼쪽 승모근과 견갑골 쪽에 부상을 당해 컨디션이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 운영 중인 아카데미 소속 제자들에게 귀감이 되고 싶은 마음에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 욕심 부리지 않고 현재에만 집중하면서 샷을 했는데 결과가 좋아 덜컥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8 KPGA 챌린지투어 10회대회 우승자 정재현
정재현은 아마추어 시절 크고 작은 대회에서 10승을 거둔 실력파다. 2003년와 2004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활동한 그는 2007년 KPGA 투어프로 자격을 얻은 뒤 이듬해인 2008년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하기까지 순탄한 골프 인생을 걸어왔다. 하지만 KPGA 코리안투어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첫 해 ‘드라이버 입스’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며 고생을 했고 이후 입스는 2013년까지 계속해서 그를 괴롭혔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집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부담까지 생겨 그해 5월에 아카데미 운영을 시작하게 됐다. 이후 정재현은 투어 생활과 레슨을 병행해왔다. KPGA 코리안투어 QT를 통과해 2014 시즌 KPGA 코리안투어에 뛰었으며 2015년부터는 주로 KPGA 챌린지투어에서 활동했다.
정재현은 “집안의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져야 하는 당시 상황이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레슨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처음에는 제자들이 우승을 거둬도 내 우승이 아니기 때문에 감흥이 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내 일보다 더 기쁜 일이다”며 미소 지었다.
또한 정재현의 가족 중 아버지(정춘섭.60)와 동생(정규창.25) 역시 KPGA 프로로 대대로 골프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그는 “취미로 골프를 배우셨던 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을 다니면서 골프채를 처음 잡게 됐다. 이후 선수의 길을 걷겠다고 결심했을 때 아버지께서는 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KPGA 프로 자격을 따기도 하셨다. 나는 아버지께 레슨을 받았는데 현재는 내가 동생을 가르치고 있다”며 웃어 보였다. 이어 “가족들이 모두 골프를 하다 보니 도움이 많이 된다. 늘 고마운 마음이다. 이번에 프로데뷔 후 뒤늦게 우승을 차지했는데 동생에게도 이 기운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동생도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만큼 잘 될 것이라 믿는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보냈다.
인터뷰 말미 개명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은 그는 “2016년 ‘정원’에서 ‘정재현’으로 개명했다. ‘정재현’으로 개명한 뒤 일이 술술 잘 풀리고 있는 느낌이다”라며 더욱 긍정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이와 함께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꿈도 전했다. 정재현은 “어렸을 때는 오로지 KPGA 코리안투어에서 우승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또 다른 꿈이 생겼다. 80세까지 오래도록 투어 생활을 하고 싶고 무엇보다 아카데미를 성장시켜 한국 프로 골프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한편 ‘2018 KPGA 챌린지투어 11회대회’는 오는 10월 1일과 2일 양일간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경주신라 컨트리클럽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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