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위치한 5평 남짓한 좁고 허름한 '꽃돼지분식'이라는 떡볶이집이 있었습니다. 가게의 월세는 10만 원이지만 주인 할머니는
그 월세 내기도 항상 빠듯했습니다.
"할머니 그만 주셔도 돼요."
저렴한 가격에 너무도 푸짐하게 떡볶이를 계속 퍼주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을 대신해 어머니 곁을 지켰던 외아들 역시도 안타깝게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나자 할머니는 슬픔을 떨쳐내기 위해 계속 떡볶이를 만들었고, 어린 손님들이 배부르게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가게 앞에 큰 도로가 생기면서 할머니의 가게는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월세 10만 원 내기도 어렵던 할머니가 새 가게를 여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자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의 나눔과 떡볶이를 먹고 자란 사람들이 꽃돼지분식을 없앨 수 없다면서 우르르 들고 일어났습니다.
"저는 가게 간판을 만들어 드리지요.", "그러면 저는 의자와 테이블을 마련하겠습니다.", "가게 내부 공사는 나에게 맡겨요."
심지어 32년간 인연을 맺은 수많은 사람이 십시일반 모금하여 새로운 가게를 위한 보증금까지 마련하였습니다. 새로운 가게를 개점하는 날 할머니는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릇 가득 떡볶이를 퍼주고 계십니다.
►제아무리 산해진미를 즐긴다 해도 '집밥'은 언제나 맛있고 그리운 것입니다. 그 집밥은 기발한 요리법으로 만든 것도 아니고 특별한 조미료가 사용된 것도 아닙니다. 어쩌면 꽃돼지분식의 떡볶이도 집에서 먹는 집밥처럼 평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떡볶이에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따뜻한 할머니만의 맛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어떤 맛집보다 뛰어난 맛을 가진 맛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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